25' 6-7월 호지 월간식물
Rhipsalis
겨우살이 선인장, 립살리스
가늘고 길게 늘어지는 줄기, 부드러운 초록빛, 그리고 독특하게 공중에 매달려 자라는 립살리스는 흔히 ‘겨우살이 선인장’이라 불립니다. 실제 겨우살이와는 무관하지만, 어디에든 살붙듯 매달리는 생존력과 청초한 분위기가 그 이름을 닮았죠. 립살리스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선인장’과는 다른 존재입니다. 뾰족한 가시도, 사막의 거친 인상도 없습니다. 대신 열대우림의 나무 위에서 공중을 유영하듯 자라며, 착생식물 특유의 매력으로 공간에 작은 숲을 만들어줍니다. 창가를 채우는 초록. 여름의 시작, 립살리스와 새로운 계절을 맞이해보세요.
About Monthly Plants
호지에서 격월로 전하는 식물도감. 하나의 식물을 깊이있게 알아가며 돌보고 관찰하는 시간을 통해
자연과 연결되는 일상의 리듬을 만들어갑니다.
Rhipsalis Family
호지가 이번 6월 월간식물로 소개하는 립살리스는, 각각의 실루엣이 모두 다른 4종입니다.
하나하나의 줄기와 흐름, 분위기를 관찰하다 보면 마치 같은 식물 속 다른 언어를 쓰는 듯한 느낌마저 들어요.
립살리스, 이름에 담긴 비밀
‘Rhipsalis’는 그리스어 ‘rhips’, 즉 ‘가는 가지’라는 뜻에서 유래했습니다.
이 식물의 특징인 가늘고 흘러내리는 줄기 모양을 그대로 닮은 이름입니다. 땅을 딛지 않고 공중에 매달려 살아가는 모습은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립살리스는 선인장 중 유일하게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발견되는 착생 선인장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18세기 유럽의 식물 수집가들은 바다 건너 열대우림의 나무 위에 살고 있던 이 낯선 선인장을 발견하고는, 처음에는 선인장이라고 믿지 않았다고 해요. 가시도 없고 줄기도 축축하며, 심지어 습한 환경을 좋아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립살리스는 분명 선인장이 맞습니다. 단지 그 모습과 생태가 우리가 알고 있는 선인장과는 아주 다를 뿐이죠.
자생지에서 립살리스의 모습
나무와 공생하는 립살리스
립살리스는 선인장과(Cactaceae) 중에서도 유일하게 열대우림의 나무 위에서 살아가는 공생형 식물입니다.
놀랍게도 선인장과 식물 중 유일하게 신대륙 바깥, 아프리카와 스리랑카까지 자생지가 퍼져 있는 전 세계 유일한 ‘구대륙 선인장’ 이기도 하죠. 보통의 선인장처럼 건조한 환경을 택하기보다는 비와 습도가 많은 숲 속에서 수분을 빨아들이고 이끼나 나무껍질 위에 착생해 살아갑니다.
즉, 땅에 뿌리를 내리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는 진화적 능력을 지닌 거예요.
이 독특한 생태 덕분에, 립살리스는 광량이 적은 실내에서도 잘 자라고,
다육질 줄기 속에 수분을 저장해 관수 부담이 적고,
병충해에도 강한 편이라 초보자에게도 적합한 식물로 손꼽힙니다.
립살리스의 조용한 개화
립살리스의 꽃은 크지 않지만, 그만큼이나 조용히 피어납니다. 보통은 봄~여름 사이, 하루 중 빛의 변화가 뚜렷한 시기에 줄기 끝에서 작고 얇은 꽃을 틔웁니다. 종에 따라 반투명한 흰색, 연한 노란빛, 또는 연분홍빛의 꽃이 피고, 이후에는 진주처럼 반짝이는 작은 열매로 이어지기도 해요. 식물학자들은 이 ‘수분을 끌어들이지 않는 비향기성 꽃’이 벌이나 나방이 아닌 다른 방식의 수분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추측합니다.
꽃이 화려하진 않지만, 그 존재를 눈치채는 순간 마음이 묘하게 움직입니다. 이 작고 조용한 개화는 립살리스와 함께 보내는 시간의 깊이를 느끼게 하죠.
1. 립살리스의 종류별 꽃 모양
(a) 립살리스 레인 Rhipsalis baccifera
(b) 립살리스 폭스테일 Rhipsalis capilliformis
(c) 립살리스 파라독스 Rhipsalis paradoxa
(d) 립살리스 팝아이 Rhipsalis cereuscula
2. 립살리의 꽃과 열매
립살리스(Rhipsalis)의 꽃과 열매는 모양이 꽤 다르게 생겼고, 자주 혼동되지만 구별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꽃은 별 모양, 납작하고 짧은 기간만 피고, 열매는 동그란 구슬처럼 생긴 것, 즉 "동그란 구"는 꽃이 아니라 열매입니다.
2-a) 립살리스 꽃과 열매
2-b) 립살리스 열매
· 꽃 (Flower)
작고 섬세한 별 모양, 흰색 또는 연한 분홍빛이 많음 크기: 아주 작고 납작하며, 꽃잎은 5~7장 정도 입니다. 줄기 마디 끝이나 측면에 피고, 봄 또는 여름, 짧은 기간 피었다가 금방 떨어집니다.
표시: 꽃 안쪽에 노란 수술(꽃가루)이 보임
💡 꽃이 피고 난 자리에 열매가 맺혀요.
· 열매 (Fruit)
작고 동그란 구슬처럼 생긴 진주알 또는 체리처럼 생긴 열매입니다. 종에 따라 흰색, 분홍, 붉은빛을 띄고, 투명하거나 반투명해 신비로움을 더해 줍니다. 꽃이 진 후 생기며 줄기에 단단히 붙어 있습니다.
3. 립살리스 꽃을 피우기 위한 팁
3-a. 계절감을 느끼게 해주세요 (온도 차 활용)
· 립살리스는 일교차가 있는 계절, 특히 가을~겨울로 넘어가는 시기에 꽃눈을 형성합니다.
· 밤 온도가 15°C 이하로 떨어지는 환경이 도움이 됩니다.
· 실내라면 약간 서늘한 장소에 두는 것이 좋아요.
3-b. 물주기 조절 (꽃 유도)
· 가을~겨울엔 물 주는 양을 줄여 식물에게 "건기" 신호를 주세요.
· 이런 건조한 기간이 끝난 후 물을 주면 꽃이 피려는 자극이 됩니다.
단, 너무 건조하게 방치하면 스트레스로 생장이 멈출 수 있으니 조심스럽게 조절해야 해요.
립살리스 키우기 : 물, 토양, 공기
· 태양
빛을 좋아하지만, 직사광선에는 약합니다. 립살리스는 숲속 나뭇잎 아래처럼 밝지만 부드러운 간접광을 가장 좋아해요.
남향보다는 동향 또는 밝은 그늘이 더 적합하고, 직사광선은 줄기 끝을 탈색시키거나 건조하게 만들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해요. 빛이 부족하면 줄기가 늘어지고, 너무 강하면 노랗게 탈 수 있으니 그 중간을 찾는 것이 중요해요.
· 토양
립살리스는 배수가 잘 되는 토양을 좋아합니다. 다육식물 전용 배양토 또는 펄라이트, 마사토가 섞인 흙을 추천해요. 통기성과 배수성을 확보하면 뿌리 썩음을 예방할 수 있어요. 호지 호야용 믹스드 상토 ↗ 를 추천합니다.
· 물
잎이 없고 줄기로 수분을 저장하는 구조라 겉마름보다 속마름이 중요합니다.
보통은 토양 겉면이 마른 뒤 2-3일 정도 후에 물을 주는 것이 이상적이에요.
여름에는 주 1-2회, 겨울철에는 주 2-3회로 간격을 더 두고 줍니다.
분무는 자주, 물주기는 드물게 기억하면 좋아요.
흙이 완전히 마른 후에 물을 주세요. 물을 줄 때는 화분 아래로 물이 흘러나올 정도로 충분히 주되, 받침에 고인 물은 바로 버려주세요.
· 공기
18~25℃의 온도, 40~70%의 습도를 선호합니다. 건조한 환경에서는 분무기를 사용해 습도를 조절해주세요.
열대우림에서 살아온 립살리스는 건조한 공기보다 약간의 습기 있는 환경을 좋아해요. 실내 습도가 너무 낮다면 주변에 물그릇을 두거나, 주기적으로 분무를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공기 흐름은 반드시 필요하므로, 창문을 자주 열어주거나 서큘레이터로 미세한 바람을 만들어주는 것도 좋아요. 단, 물이 고이거나 환기가 안 되는 환경은 피해주세요.
립살리스 번식하기
1) 립살리스는 삽목으로 아주 쉽게 번식할 수 있어요.
[a] 삽목이란? ↗
2) 건강한 줄기의 마디를 잘라줍니다. (줄기 마디 사이 실처럼 보이는 것이 뿌리입니다.)
3)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1~2일 말려 절단면을 아물게 한 뒤
4) 통기성 있는 흙 위에 살짝 눕혀주거나 꽂아두면 끝!
5) 특별한 뿌리내림 영양제 없이도, 2~3주 내에 줄기 마디 사이에서 뿌리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초보자도 쉽게 시도할 수 있는 번식법이라, 월간 립살리스를 키우며 자신만의 새로운 식물을 만들어보는 재미도 쏠쏠할 거예요.
FAQ
립살리스를 위한 몇가지 상식
Q1. 립살리스는 선인장인데 왜 물을 자주 줘야 하나요?
A. 립살리스는 일반적인 사막형 선인장이 아니라 열대 우림에서 자라는 착생 선인장이에요. 따라서 건조한 환경보다는 약간의 습도와 주기적인 수분 공급을 더 좋아합니다. 단, 흙이 마른 뒤에 물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Q2. 립살리스는 햇빛이 꼭 필요한가요?
A. 립살리스는 밝은 간접광을 가장 좋아합니다. 직사광선은 잎을 태울 수 있어 피하고, 햇살이 드는 창가나 밝은 실내가 적당해요. 빛이 부족하면 줄기가 축 늘어지고 성장이 더뎌질 수 있어요.
Q3. 립살리스는 반려동물과 함께 키워도 안전한가요?
A. 네! 립살리스는 독성이 없는 식물로 알려져 있어, 반려동물이 있는 가정에서도 안전하게 키울 수 있어요. 단, 고양이나 강아지가 씹지 않도록 높은 곳에 걸어두는 것이 좋아요.
Q4. 립살리스 줄기가 자꾸 길어져요. 괜찮은 건가요?
A. 립살리스는 늘어지는 줄기형 식물이에요. 줄기가 길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생장 과정이며, 행잉 플랜트로 활용하면 더욱 예쁘게 연출할 수 있어요. 너무 늘어진 부분은 가위로 가지치기해서 모양을 다듬고, 삽목으로 새 화분을 만들 수도 있어요.
Q5. 립살리스 잎 끝이 마르거나 갈색으로 변해요. 왜 그런가요?
A. 이 현상은 주로 건조하거나 햇빛이 강할 때, 또는 과습일 경우 발생해요.
물은 흙이 마른 후에 주고
빛은 직사광선을 피하면서 밝은 곳에 두며
습도는 분무나 가습기로 보완해 주세요.
Q7. 줄기 중간에 실처럼 나온 건 뭐예요? 병인가요?
A. 아니에요! 병이 아니라 ‘기근(氣根)’ 또는 착생 뿌리예요. 립살리스는 원래 나무 위에서 자라는 착생 식물이기 때문에, 공기 중 수분이나 지지할 구조물을 감지하면 줄기 마디에서 뿌리가 나올 수 있어요. 이 뿌리는 건강한 생장 신호입니다. 공중에 떠 있다면 그대로 두어도 되고, 흙에 닿게 해주면 새로운 뿌리로 자리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 더 크게 키우고 싶지 않다면 그 뿌리를 자르지 않는 것을 추천해요.
월간식물 립살리스 보러가기
월간식물 혜택
Review
See Other Monthly Plants
Grows well wi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