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10월 호지 월간식물
Senna Meridionalis
건조한 땅 위에 초록, 세나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고산지대에서 태어난 세나 메리디오날리스(Senna meridionalis)는 강한 햇살과 건조한 토양 속에서도 단정하고 유연한 생장을 이어가는 식물입니다. 선명한 초록의 잎과 매끄럽게 뻗은 가지, 마주나는 잎의 리듬은 푸르고 건조한 땅 위를 오래도록 지켜온 생명의 언어이기도 합니다. 낮의 길이가 짧아지고 공기 중의 결이 달라질 때, 세나는 꽃으로 가을을 준비합니다.
10월, 여름의 끝자락에서 가을의 감각이 시작되는 시기에 햇살을 품은 식물, 세나 메리디오날리스를 소개합니다.
About Monthly Plants
호지에서 격월로 전하는 식물도감. 하나의 식물을 깊이있게 알아가며 돌보고 관찰하는 시간을 통해
자연과 연결되는 일상의 리듬을 만들어갑니다.
Senna Meridional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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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의 계보, 가지에서 가지로
세나는 단일한 모습으로 정리되기엔 너무나도 풍부한 식물 속(genus)입니다. 열대와 아열대, 사막과 초원, 해안과 고산지대— 세나는 다양한 기후와 생태계에 적응하며 지구 곳곳에 260종 이상의 모습으로 분화되어 왔습니다.
각기 다른 뿌리와 기후 속에서 생겨난 세나는 진화의 시간과 지리적 분산, 그리고 식물의 생존 전략이 교차하는 식물 계보의 아름다운 예시입니다.
세나 분류학 계보
• APG IV 분류체계 (2016 기준) • GRIN taxonomy (USDA) • The Legume Phylogeny Working Group (LPWG)
아프리카에서 온 세나
Senna 속 식물 중 아프리카를 고향으로 둔 식물은, 독특한 향기와 강인한 생존력, 아름다운 꽃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Fabaceae(콩과) 식물답게 땅속 뿌리에서 질소를 고정하는 능력이 있으며, 척박한 환경에서도 견디는 힘을 지니고 있죠.
Senna — 이 속명의 어원은 라틴어 “senna”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되며, 의미는 “건조하다 (to be dry)”, 또는 건조한 환경에서 자라는 식물 이라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이는 세나 속 대부분의 식물들이 건조한 열대 또는 준열대 기후에서 잘 자란다는 생태적 특성과도 연결됩니다.
자생지에서 세나의 모습
(a) Senna hebecarpa 자생지 모습
(b) Senna didymobotrya의 열매
(c) Senna didymobotrya 자생지 모습
(d) Senna meridionalis 세나 메리디오날리스 꽃
빛을 따라 나누어진 질서 세나의 잎
세나의 잎은 두 줄로 가지런히 배열된 우상복엽(羽狀複葉)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의 잎자루에 좌우로 펼쳐진 작은 잎(소엽)들이 나란히 달려 있어, 마치 깃털처럼 리듬감 있는 윤곽을 만들어냅니다.
1) 밤에는 잎을 닫는 세나
강한 햇빛을 분산하고, 수분 증발을 효율적으로 조절하며, 잎의 각도는 햇살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스스로 조정됩니다. 특히 세나의 잎은 밤이 되면 잎을 오므리고 낮이 되면 펼치는 ‘주기운동(nyctinasty)’을 통해 빛과 수분의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스스로 환경을 조절합니다. 이 움직임은 잎이 수분 손실을 줄이고, 아침 햇살을 다시 효율적으로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진화적 적응이기도 합니다.
세나의 주기 운동 (nyctinasty)
(오) 잎이 펴진 모습, (왼) 잎이 닫힌 모습
햇빛을 위한 전략, 세나의 줄기와 가지
세나의 줄기는 곧게 자라면서도 유연함을 유지하는 특성을 가집니다. 줄기는 강하게 직립하지만 가지는 일정한 각도로 벌어지며 자연스러운 균형감을 만들어냅니다. 이는 빛을 골고루 받기 위한 전략이자, 무게 중심을 지탱하면서도 공간을 확장해가는 생장 구조입니다.
가지치기를 통해 다양한 모양의 가지형태를 만들어가는 재미도 가질 수 있습니다.
1) 선명한 방향성과 유연한 구조
줄기는 강하게 직립하지만 가지는 일정한 각도로 벌어지며 자연스러운 균형감을 만들어냅니다. 이는 빛을 골고루 받기 위한 전략이자, 무게 중심을 지탱하면서도 공간을 확장해가는 생장 구조입니다. 자세한 마디 구조를 따라 잎과 꽃, 열매가 규칙적으로 형성됩니다. 세나 메리디오날리스처럼 고산지대에서 유래한 종들은 기후의 변화를 버텨야 하기에, 줄기 자체가 강한 햇살과 건조한 바람을 견디는 구조적 탄력성을 지닙니다.
다양한 세나 메리디오날리스 가지 모습
2) 시간을 기록하는 표피
햇빛이 강한 고산지대에서 자라온 식물답게 수분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두꺼운 표피를 지니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줄기는 두꺼워지며 나이를 기록합니다. 줄기 표면에 형성되는 코르크층은 마치 껍질이 벗겨지듯 갈라지고 터지는 질감을 보여줍니다. 이것은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세나가 수분 손실을 줄이고 병해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낸 진화적 방어막입니다. 갈라진 틈은 내부 조직이 스스로 밀어낸 흔적이자, 새로운 층이 자라나는 과정의 일부로, 시간과 생장을 시각적으로 기록한 문양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 질긴 줄기 표면을 감상하는 것이야말로 세나를 키우는 특별한 재미입니다.
세나의 직근성 뿌리
1) 수직근과 측근
세나의 뿌리는 깊고 넓게 퍼지는 수직근과 측근의 혼합 구조를 가집니다. 건조한 기후에 적응한 세나 식물들은 수분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도록 뿌리를 깊이 내리고, 표층에서는 비에 의한 순간적인 수분도 흡수할 수 있게 가늘고 섬세한 측근을 함께 발달시킵니다.
Tip ! 직근성 식물은 넓고 낮은 화분보다는, 좁고 깊은 화분이 적합합니다.
이는 뿌리의 생리적 방향성과 생존 전략을 고려한 선택입니다.
식물 뿌리 유형 Root Type
(a) Taproot System 직근 : 굵은 중심 뿌리 / 무, 당근, 콩
(b) Adventitious Roots 부정근 : 잎 줄기에서 발생 / 몬스테라,버드나무
(c) Prop Roots 버팀뿌리 : 줄기 옆에서 내려옴 / 옥수수, 맹그로브
(d) Haustorial Roots 흡기근 : 겨우살이/ 숙주에 기생
2) 땅의 순환을 돕는 세나
세나의 뿌리는 건기와 우기를 반복적으로 겪으면서 언제 물이 고이고, 어느 방향으로 수분이 흘렀는지를 기억하듯 환경에 따라 생장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a) 또한, 뿌리 끝에는 질소고정 박테리아와의 공생관계가 형성되기도 하며, 이는 콩과 식물 특유의 생태적 역할 중 하나로, 메마른 땅에도 영양을 되돌려주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줍니다.
a) 콩과 식물의 뿌리에는 ‘뿌리혹박테리아(Rhizobium spp.)’가 공생해 공기 중의 질소(N₂)를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암모늄(NH₄⁺) 형태로 바꿔줍니다. 이 덕분에 콩과 식물은 척박한 땅에서도 자라며, 스스로 영양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지녔죠. 이러한 질소 고정 능력 덕분에, 실제 농업에서도 콩과 식물은 다른 작물과의 ‘윤작(輪作)’ 작물로 자주 사용됩니다. 한 계절 동안 지친 토양을 회복시키고, 병해충의 순환을 차단해주는 역할도 하기 때문입니다.
분재처럼 키우는 세나
큰 나무를 축소시켜 놓은 듯, 미니어처 세나 메리디오날리스는 지속적인 가지치기를 통해 작고 단단한 분재로 키울 수 있습니다. 세나는 가지치기를 통해 새로운 방향으로 성장하는 특성이 강해 원하는 형태로 키우는 것도 비교적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가지치기 가이드
1) 가지치기를 해야 하는 이유
세나는 빠르게 가지를 뻗는 성향이 있으며, 햇빛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수형이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줄기가 길어지며 힘없이 처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봄이되면 가지치기를 통해 식물의 건강과 형태를 관리할 수 있어요.
2) 가지치기 항목
· 약한 가지 제거 병든 가지, 마른 가지, 교차되는 가지는 과감히 잘라줍니다. 공기 흐름을 좋게 하고 병해 예방 효과
· 정리 가지치기 (트리밍) 외형이 너무 퍼지거나 웃자란 가지를 1/3 정도 잘라, 형태 유지 및 잎 밀도를 조절합니다
· 꽃대 제거 꽃이 진 후, 씨앗이 필요 없다면 꽃자루(꽃대)도 제거해 에너지 소모를 줄입니다
· 새순 유도 줄기 끝을 잘라주면 가지 아래 마디에서 새순이 나오면서 더욱 풍성한 수형이 만들어집니다
3) 가지치기 시기
· 가장 적절한 시기는 봄부터 초여름 사이, 식물이 활발히 자라기 시작하는 시점입니다.
· 여름 후반이나 가을에도 가능하지만, 이 시기에는 가벼운 정리 정도로만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 꽃눈 분화 시기(보통 봄 전후)에는 가지치기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주의할 점
· 한 번에 너무 많은 가지를 자르지 마세요. 전체 수관의 20% 이상을 자르면 식물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 가지치기 후에는 통풍이 잘되는 반그늘에 두세요.
· 가지치기 후 1~2일은 물을 주지 않고, 상처가 마르면 그 후부터 겉흙이 마를 때마다 충분히 관수하세요.
세나 메리디오날리스 키우기 : 물, 토양, 공기
· 태양
직사광선 또는 강한 간접광을 좋아합니다. 햇빛이 부족하면 가지가 웃자라거나, 잎 사이가 넓어져 형태가 흐트러질 수 있어요. 가능한 한 남향 창가나 오전 햇빛이 드는 곳에 두세요.
Tip! 세나는 빛이 줄기의 단단함과 가지의 생장 방향을 결정합니다.
· 토양
배수가 잘 되는 흙이 중요합니다.
분갈이 흙은 다육용 믹스드 상토↗ 를 추천합니다.
추천 배합: 배양토 40% 펄라이트 30% 마사토 또는 코코칩 30% 뿌리는 수직근을 이루므로, 깊은 화분이 이상적입니다.
비료는 봄~초가을까지 한 달에 1회, 묽게 희석한 액비↗ 또는 완효성 비료↗ 사용 가을 이후에는 생장이 느려지므로 비료는 중단합니다. 가지치기 후에는 회복 기간을 고려해 2–3주 후부터 다시 시비하세요.
· 물
흙이 충분히 마른 후 듬뿍 주세요. 과습은 뿌리 썩음의 원인이 되므로, 특히 저온기에는 물주기를 더더욱 조절해주세요.
Tip! 표면이 마른 것처럼 보여도, 흙 속 깊이가 아직 촉촉할 수 있어요. 손가락이나 스틱으로 꼭 확인해 주세요.
· 공기
18~28°C, 중간 습도(40~60%)에서 잘 자랍니다.
10°C 이하의 저온, 에서는 생장이 느려지고 잎이 탈락할 수 있습니다. 겨우내 줄기와 가지를 감상하고, 봄에 새순이 돋는 생명력을 관찰해보세요. 냉기가 도는 창가나 에어컨/온풍기 바람은 피해주세요.
FAQ
세나 메리디오날리스를 위한 몇가지 상식
Q1. 세나 식물, 겨울에도 키울 수 있나요?
A. 네, 실내에서 월동 가능합니다. 직사광선 대신 밝은 간접광이 들어오는 창가에서 관리해 주세요. 15도 이하로 온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면, 건강한 겨울을 보낼 수 있습니다.
Q2. 잎이 떨어져요. 죽은 건가요?
A. 아닙니다. 세나는 계절 변화나 환경 스트레스에 반응해 일부 잎을 자연스럽게 탈락시킵니다. 이는 스스로 수분 손실을 줄이고, 생장 에너지를 재분배하는 생존 방식입니다.
다만, 자연스러운 겨울 낙엽은 오래된 잎(낮은 잎) 부터 서서히 떨어지지만 건강 이상으로 인한 낙엽은 위쪽 새잎까지 빠르게 탈락합니다.
이 경우는 과습, 냉해, 통풍 부족 또는 해충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즉시 물주기를 멈추고, 뿌리 상태 확인 및 환기 환경을 조정해 주세요.
Q3. 물은 얼마나 자주 줘야 하나요?
A. 겉흙이 마른 후 2~3일 뒤에 물을 주는 것이 적당합니다. 너무 자주 주면 뿌리가 무를 수 있어요. 여름엔 주 1회, 겨울엔 주 2-3주 간격으로 줄이는 것도 좋아요.
Q4. 가지치기는 꼭 해야 하나요?
A.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식물의 모양을 정돈하고 햇빛이 내부까지 잘 들도록 도와주기 위해 연 1회 가지치기를 추천합니다. 가지치기 후에는 통풍이 잘되는 그늘 곳에서 관리해 주세요. (일주일)
Q6. 비료는 언제 줘야 하나요?
A. 봄~여름(생장기)에만 소량의 액체비료를 2-3주 간격으로 주시면 좋습니다. 가을과 겨울에는 휴면기를 준비하므로 비료를 멈춰주세요.
Q7. 세나는 해충에 강한 편인가요?
A. 비교적 강한 편이지만, 건조하고 통풍이 안 될 경우 응애나 깍지벌레가 생길 수 있습니다. 잎 뒷면을 자주 관찰하고, 물분무와 통풍을 꾸준히 관리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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